인텔, 엔지니어링 정신으로 대반격 선언하며 반도체 왕좌 재탈환 노린다

팻 겔싱어 CEO 주도 IDM 2.0 전략 통해 제조 기술력 복원과 파운드리 시장 확장 목표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한때 움켜쥐었던 인텔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위기 극복을 선언했습니다. 수년간 기술 개발 지연과 경쟁사의 급부상으로 흔들렸던 인텔은 엔지니어링 정신을 핵심으로 한 대대적인 턴어라운드 계획을 공개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전략 수정이 아니라 인텔 본연의 기술 중심 문화를 부활시키고, 다시 한번 반도체 산업을 이끌겠다는 결연한 선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랜 부진을 떨쳐내고 혁신의 선두주자로 복귀하려는 인텔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텔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 개발에서 TSMC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10나노미터 공정 전환이 계획보다 크게 지연되면서 제품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는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틈을 타 AMD가 CPU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했으며, 오랜 파트너였던 애플마저 자체 칩을 개발하면서 인텔의 입지는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기술 리더십 상실은 인텔의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결국 본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텔은 2021년 팻 겔싱어를 CEO로 전격 복귀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겔싱어는 인텔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변화가 아니라 인텔이 기술 중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겔싱어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과감한 투자와 조직 문화를 혁신해 인텔을 다시 반도체 업계의 최정상으로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인텔 턴어라운드 계획의 핵심은 IDM 2.0 전략입니다. IDM은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을 모두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 모델을 의미합니다. IDM 2.0은 기존 인텔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세 가지 주요 축으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내부 제조 역량 강화입니다. 인텔은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 신규 팹 건설을 추진하며 최첨단 공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부 파운드리의 적극적인 활용입니다. TSMC와 같은 외부 업체의 기술을 필요에 따라 활용함으로써 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세 번째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출범입니다. 이를 통해 인텔은 외부 고객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함으로써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IDM 2.0의 성공을 위해 인텔은 '4년간 5개 노드' 개발이라는 공격적인 기술 로드맵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인텔 7, 인텔 4, 인텔 3, 그리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와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을 적용한 인텔 20A 및 18A 공정을 4년 안에 연이어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ambitious한 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된다면 인텔은 다시 최첨단 공정 경쟁에서 선두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인텔은 IDM 2.0 전략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파운드리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는 인텔이 기존에 주로 자사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 기업의 반도체까지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텔은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전략은 TSMC와 삼성이 지배하는 시장 구조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텔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예정된 공정 개발 로드맵을 정확히 이행해 성능과 수율을 확보해야 합니다. 과거의 지연 사례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신규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재무적 부담도 상당합니다. 여기에 더해 TSMC와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경쟁자들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쳐야 하는 현실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조직 내 단결된 실행력이 필수적입니다.
팻 겔싱어 CEO가 이끄는 인텔의 엔지니어링 중심 회귀와 IDM 2.0 전략은 단순한 반등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쥐기 위한 거대한 도전입니다. 기술 혁신과 제조 역량 강화, 그리고 파운드리 시장 진출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인텔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번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인텔은 다시금 반도체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반면, 실패할 경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더욱 힘든 시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인텔의 이번 도전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 업계는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